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았는데 AST(GOT)나 ALT(GPT) 옆에 빨간 화살표가 붙어 있습니다. 술은 거의 안 마시는데요. 그런데 검진 사흘 전에 하체 운동을 아주 세게 하셨다면, 이 숫자는 간이 아니라 허벅지 이야기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먼저 분명히 해둘 것이 있습니다. 이 글은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려는 글이 아닙니다. 간 수치는 실제로 중요한 지표고, 진짜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웨이트를 하는 사람에게는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하나 더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효소는 간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흔히 「간 수치」라고 부르는 AST와 ALT는 정확히는 세포 안에 있는 효소입니다. 세포가 손상되면 밖으로 새어 나오고, 그게 혈액에서 측정됩니다. 문제는 이 효소를 가진 세포가 간세포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 AST(GOT) — 간, 골격근, 심장, 적혈구에 폭넓게 들어 있습니다. 간 특이성이 낮습니다.
- ALT(GPT) — 간에 훨씬 많지만, 골격근에도 존재합니다. 「ALT는 간 전용」이라는 말은 반쯤만 맞습니다.
- CK(크레아틴키나제) — 이건 거의 근육 전용입니다. 근육이 손상되면 가장 크게, 가장 확실하게 오릅니다.
즉 근력운동으로 근섬유에 미세한 손상이 생기면 CK가 크게 오르고, AST가 따라 오르고, ALT도 어느 정도 따라 올라갑니다. 간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는데 결과지에는 「간 기능 이상」이라고 찍힙니다.
실제로 얼마나 오르나
정상 CK는 보통 수십에서 200 U/L 안쪽입니다. 그런데 익숙하지 않은 운동, 특히 내리는 동작(편심성)이 많은 운동을 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 평소 하던 루틴이라면 CK가 2~3배 정도 오르는 선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오랜만에 복귀했거나, 새 종목을 넣었거나, 볼륨을 크게 올린 날은 수천 U/L까지 올라가는 사람도 드물지 않습니다.
- 같은 운동을 해도 사람마다 편차가 큽니다. 유난히 크게 오르는 체질(하이 리스폰더)이 있습니다.
시간 흐름도 중요합니다. CK는 운동 직후가 아니라 24~72시간 뒤에 정점을 찍고, 대체로 일주일 안에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AST·ALT는 그보다 느리게 움직여서 운동 후 4~7일까지도 높게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제는 쉬었는데요」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몸이 보고 있는 건 어제가 아니라 지난 일주일입니다.
한 가지 더. 크레아틴을 드시는 분이라면 크레아티닌이 조금 올라 신장 수치(eGFR)가 나빠 보일 수 있습니다. 크레아티닌은 근육 대사의 부산물이라 근육량이 많거나 크레아틴을 보충하면 자연히 올라갑니다. 이것도 같은 종류의 오해입니다.
「그럼 제 간은 괜찮은 건가요」 — 구분하는 방법
혼자 결론 내리라는 뜻은 아니지만, 의사와 이야기할 때 쓸 수 있는 실마리는 있습니다.
1) GGT와 ALP를 함께 보세요. 이 둘은 간·담도 쪽 효소이고 골격근에는 사실상 없습니다. AST·ALT는 올라 있는데 GGT와 ALP가 정상이라면 근육에서 왔을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반대로 GGT까지 같이 올라 있다면 그건 근육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2) AST와 ALT의 관계를 보세요. 근육에서 오는 경우는 대체로 AST가 ALT보다 더 많이 오릅니다. 간 질환에서도 이 비율이 뒤집히는 경우가 있어 단독으로는 결정적이지 않지만, 참고는 됩니다.
3) CK를 같이 재 달라고 하세요. 가장 실용적인 방법입니다. CK가 크게 올라 있고 AST도 올라 있다면 같은 사건에서 나온 숫자로 볼 여지가 큽니다. 일반 건강검진 항목에는 CK가 없는 경우가 많으니 먼저 말씀하셔야 합니다.
4) 쉬고 다시 재 보세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운동을 1~2주 완전히 쉬고 재검사해서 수치가 정상으로 내려오면 근육 쪽 설명이 맞았던 겁니다. 그대로 높다면 그때는 제대로 파고들 차례입니다.
검사 전에 할 일, 하면 안 되는 일
검진 일정을 아는 상태라면 준비는 어렵지 않습니다.
- 검사 3~7일 전에는 새로운 자극을 넣지 마세요. 새 종목, 첫 데드리프트, 오랜만의 복귀, 대회 준비식 고볼륨은 전부 피합니다.
- 굳이 운동을 아예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 하던 무게로 가볍게 유지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 전날 술은 피하세요. 이건 운동과 무관하게 GGT·AST를 직접 건드립니다.
- 검진 당일 「저는 주 4회 웨이트를 합니다」라고 말씀하세요. 이 한마디가 불필요한 재검과 걱정을 크게 줄여 줍니다. 결과 상담에서 이 정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 굳이 미리 금식·탈수를 과하게 하지 마세요. 탈수는 여러 수치를 한꺼번에 흔듭니다.
이럴 땐 운동 탓으로 넘기지 마세요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아래는 근육으로 설명되지 않는 신호입니다.
- 소변이 콜라색이나 진한 갈색이고 근육통이 심하며 힘이 빠지는 경우. 드물지만 횡문근융해증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바로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 눈이나 피부가 노랗게 보일 때, 오른쪽 윗배가 지속적으로 아플 때.
- GGT·ALP·빌리루빈이 함께 올라 있을 때.
- 2주 이상 쉬었는데도 수치가 그대로일 때.
- 음주가 잦거나, 체중이 늘고 있거나, 혈당·중성지방이 함께 높을 때. 이 조합은 지방간 쪽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운동하는 사람이 빠지기 쉬운 함정은 정반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멀쩡한 수치를 보고 겁을 먹는 것, 다른 하나는 진짜 신호를 「운동해서 그런 거겠지」로 덮는 것입니다. 둘 다 피하는 방법은 같습니다. 숫자 하나가 아니라 묶음으로 보고, 쉬고 나서 다시 재는 것입니다.
핵심 요약
- AST·ALT는 간 전용 효소가 아닙니다. 골격근에도 있어서 근력운동 후 그대로 올라옵니다.
- CK는 운동 24~72시간 뒤 정점을 찍고, AST·ALT는 4~7일까지 높게 남을 수 있습니다. 「어제 쉬었다」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 GGT·ALP가 정상이면 근육 쪽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함께 올라 있으면 근육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 검사 3~7일 전에는 새 자극·고볼륨을 피하고, 검진 때 웨이트를 한다고 꼭 말씀하세요.
- 콜라색 소변·황달·2주 쉬어도 그대로인 수치는 운동 탓으로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