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이야기는 늘 총량에서 끝납니다. "체중 1kg당 1.6g만 채우면 된다"는 말은 맞지만, 같은 120g을 한 끼에 몰아 먹은 사람과 네 끼로 나눈 사람의 결과가 같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근육이 단백질을 저장하지 않고, 끼니마다 스위치를 켜는 방식으로 쓰기 때문입니다.
근육 합성은 스위치다
음식을 먹으면 혈중 아미노산이 올라가고, 그 신호로 근단백질 합성(MPS)이 켜집니다. 이 스위치는 2~3시간 정도 켜져 있다가 꺼지고, 아미노산을 계속 부어도 다시 확 올라가지 않습니다. 연구자들이 '근육 충만 효과'라고 부르는 현상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게 두 가지입니다.
- 문턱이 있다: 일정량 이하로는 스위치가 잘 안 켜집니다.
- 천장도 있다: 문턱을 크게 넘겨도 그만큼 더 켜지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하루 총량이 같아도 스위치를 몇 번 켰느냐가 달라집니다.
류신 역치 — 스위치를 켜는 열쇠
스위치를 여는 열쇠는 필수아미노산 중에서도 류신(leucine) 입니다. 한 끼에 대략 2.5~3g의 류신이 들어와야 합성이 뚜렷하게 켜진다고 봅니다. 이걸 실제 음식으로 바꾸면 이렇습니다.
| 식품 | 단백질 | 류신(대략) | | --- | --- | --- | | 닭가슴살 100g | 23g | 1.9g | | 계란 2개 | 12g | 1.0g | | 웨이 프로틴 1스쿱(25g) | 20~24g | 2.2~2.7g | | 두부 200g | 16g | 1.2g | | 렌틸콩 익힌 것 200g | 18g | 1.3g |
동물성 단백질은 20~25g만 먹어도 문턱을 넘지만, 식물성은 같은 문턱을 넘으려면 더 많이 필요합니다. 비건 식단에서 한 끼 단백질을 30~40g으로 잡으라는 조언이 여기서 나옵니다.
한 끼에 몇 그램인가
실전 기준은 이렇습니다.
- 한 끼 0.4g/kg — 70kg이면 약 28g. 이 정도가 대부분의 사람에게 문턱을 확실히 넘기는 양입니다.
- 하루 3~5끼로 분배 — 총량 1.6~2.2g/kg을 3~5번에 나눠 담습니다. 70kg이면 25~35g씩 4끼가 무난합니다.
- 한 끼 40g을 넘겨도 손해는 아니다 — 남는 아미노산이 버려지는 건 아니고 다른 데 쓰입니다. 다만 합성을 켜는 효율은 거기서 평평해집니다.
하루 120g을 저녁 한 끼에 몰아 먹으면 스위치를 한 번만 켠 셈이 되고, 같은 120g을 30g씩 네 번 나누면 네 번 켭니다. 몇 주가 쌓이면 이 차이가 결과로 나타납니다.
타이밍은 어디까지 중요한가
- 운동 직후 30분: 예전만큼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운동 전에 식사를 했다면 혈중 아미노산이 이미 올라와 있어 몇 시간 여유가 있습니다. 다만 공복 훈련이었다면 끝나고 한두 시간 안에 한 끼를 넣는 편이 확실히 낫습니다.
- 자기 전: 취침 전 카제인 30~40g은 자는 동안 아미노산 공급을 늘려 밤사이 합성을 돕습니다. 잠자는 7~8시간이 하루 중 가장 긴 공복이라 여기만 메워도 분배가 좋아집니다.
- 끼니 간격: 3~4시간이 적당합니다. 스위치가 꺼질 시간을 준 뒤 다시 켜는 리듬입니다.
흔한 오해 세 가지
"한 번에 30g 넘으면 흡수가 안 된다" — 흡수는 됩니다. 소화·흡수 능력은 훨씬 큽니다. 다만 근합성을 켜는 자극이 그 근처에서 평평해질 뿐이고, 나머지는 에너지나 다른 조직에 쓰입니다. '흡수'와 '합성 자극'을 섞어 쓰면서 생긴 오해입니다.
"총량만 맞으면 분배는 상관없다" — 총량이 압도적으로 중요한 건 맞습니다. 분배는 그 위에 얹는 최적화지, 총량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다만 총량을 이미 맞춘 사람이라면 분배가 남은 몇 퍼센트입니다.
"식물성은 소용없다" — 아닙니다. 양을 늘리고 종류를 섞으면(콩+곡물) 아미노산 조합이 채워집니다. 한 끼 기준을 동물성보다 1.3~1.5배로 잡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하루 예시 (70kg, 총 130g)
- 아침 계란 3개+그릭요거트 — 약 30g
- 점심 닭가슴살 150g+현미밥 — 약 38g
- 운동 후 웨이 1스쿱 — 약 24g
- 저녁 연어 150g+두부 — 약 38g
네 번 모두 문턱을 넘고, 간격은 3~4시간이며, 마지막 끼니가 취침 2~3시간 전에 들어갑니다. 특별한 보충제 없이도 분배만으로 이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핵심 요약
- 근합성은 저장이 아니라 끼니마다 켜지는 스위치다. 문턱과 천장이 둘 다 있다.
- 스위치를 여는 열쇠는 류신 2.5~3g — 동물성은 20~25g, 식물성은 30~40g 단백질이 필요하다.
- 실전 기준은 한 끼 0.4g/kg, 하루 3~5끼. 70kg이면 28g씩 네 번.
- 운동 후 30분 규칙은 완화됐지만, 공복 훈련 뒤와 취침 전은 여전히 메울 값어치가 있다.
- 총량이 먼저다. 분배는 총량을 채운 사람이 가져가는 마지막 몇 퍼센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