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시업을 하다 보면 가끔 이런 말을 듣습니다. "날개뼈가 들려 있어요." 거울로 등 쪽을 보면 견갑골 안쪽 모서리가 피부 밖으로 툭 튀어나와 있죠. 대부분 "등 운동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고 로우를 더 합니다. 그런데 이 증상의 주인공은 등이 아니라 옆구리 갈비뼈에 붙은 근육, 전거근인 경우가 많습니다.
전거근은 무슨 일을 하나
전거근(serratus anterior)은 갈비뼈 1~9번 옆면에서 시작해 견갑골 안쪽 모서리 아래면에 붙습니다. 손가락을 펼친 것처럼 톱니 모양으로 갈비뼈를 감싸고 있어서 "톱니근"이라고도 부릅니다.
이 근육이 하는 일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 견갑골을 갈비뼈에 붙여 둔다. 견갑골이 몸통 위에서 떨어지지 않고 미끄러지게 하는 일입니다. 이게 약하면 견갑골 안쪽이 들립니다(익상견갑).
- 견갑골을 앞으로 민다(전인). 펀치를 뻗을 때 팔 끝이 한 뼘 더 나가는 게 전거근 덕분입니다.
- 팔을 머리 위로 올릴 때 견갑골을 위로 돌린다(상방회전). 승모근 상부·하부와 함께 일하는데, 이 회전이 부족하면 어깨 위쪽 공간이 좁아집니다.
마지막 항목이 특히 중요합니다. 팔을 머리 위로 들 때 견갑골이 충분히 돌아가지 않으면 위팔뼈 머리가 견봉 아래에서 공간을 덜 갖게 됩니다. 오버헤드 프레스에서 어깨 앞쪽이 찝히는 느낌을 받는 사람 중 일부는 근력이 아니라 이 회전이 모자란 경우입니다.
왜 벤치프레스로는 잘 안 커지나
벤치프레스를 할 때 우리는 견갑골을 뒤로 모으고 벤치에 고정하라고 배웁니다. 안정성을 위해 맞는 자세입니다. 그런데 이 자세는 견갑골을 앞으로 미는 동작을 일부러 막는 것입니다. 전거근의 주된 움직임이 빠지니, 가슴과 삼두는 크는데 전거근은 거의 일을 안 합니다.
로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로우는 견갑골을 뒤로 당기는 운동이라 전거근과는 반대 방향입니다. 그래서 "벤치 + 로우"만 하는 루틴은 전거근이 빈자리로 남기 쉽습니다.
| 운동 | 견갑골 움직임 | 전거근 참여 | |---|---|---| | 벤치프레스(견갑 고정) | 거의 고정 | 낮음 | | 바벨 로우 | 뒤로 모음 | 낮음 | | 푸시업 | 끝에서 앞으로 밀 수 있음 | 중간~높음 | | 오버헤드 프레스 | 위로 회전 | 중간 | | 푸시업 플러스·랜드마인 프레스 | 앞으로 밀기 + 위로 회전 | 높음 |
전거근을 실제로 쓰는 운동
1) 푸시업 플러스 일반 푸시업을 끝까지 민 다음, 팔꿈치는 편 채로 등을 천장 쪽으로 한 번 더 밀어 올립니다. 가슴이 바닥에서 2~3cm 더 멀어지는 느낌이면 맞습니다. 이 "플러스" 구간이 전거근의 몫입니다. 무릎을 대고 해도 효과가 있습니다.
- 10~15회 × 2~3세트, 마지막 밀기에서 1초 멈춤.
2) 랜드마인 프레스(한 팔) 바벨 한쪽 끝을 구석에 고정하고 반대쪽을 비스듬히 위로 밀어 올립니다. 팔이 머리 위로 다 올라가지 않아도 되니 어깨가 불편한 사람도 견갑골 상방회전을 연습하기 좋습니다. 끝에서 팔을 조금 더 뻗어 견갑골이 앞으로 따라 나오게 합니다.
- 8~12회 × 3세트.
3) 월 슬라이드(폼롤러 또는 수건) 벽을 마주 보고 팔뚝을 벽에 댄 채 위로 미끄러뜨립니다. 올라가면서 팔뚝으로 벽을 살짝 누르면 견갑골이 앞으로 나오면서 위로 돌아갑니다. 무게가 없어 워밍업으로 쓰기 좋습니다.
- 10회 × 2세트, 상체 운동 전에.
4) 케이블 서라투스 펀치 케이블을 등 뒤에 두고 팔을 앞으로 곧게 뻗은 상태에서, 팔꿈치는 굽히지 않고 어깨만 앞으로 내밉니다. 움직임이 5cm 정도로 작지만 그 범위가 전부 전거근입니다.
흔한 실수
- 팔꿈치로 밀어 버린다. 푸시업 플러스에서 팔꿈치를 더 펴려고 하면 삼두가 일합니다. 팔꿈치는 이미 다 편 상태여야 하고, 움직이는 건 견갑골입니다.
- 허리가 꺼진다. "플러스" 동작 중에 골반이 내려가면 등이 아니라 허리를 미는 셈이 됩니다. 복부에 힘을 주고 몸통을 판자처럼 유지합니다.
- 어깨를 귀 쪽으로 올린다. 전거근이 약하면 승모근 상부가 대신 들어 올리려 합니다. 목이 짧아지는 느낌이면 무게를 줄입니다.
- 무겁게만 한다. 전거근은 큰 무게를 들기보다 정확한 위치를 잡는 근육입니다. 느리게, 끝에서 멈추는 쪽이 더 많이 씁니다.
언제 넣으면 좋나
전거근 운동은 따로 하루를 잡을 필요가 없습니다. 상체 운동하는 날 워밍업에 월 슬라이드, 마무리에 푸시업 플러스 2~3세트만 넣어도 충분합니다. 주 2회면 4~6주 안에 푸시업 끝 자세나 오버헤드 동작이 달라지는 걸 느끼는 사람이 많습니다.
다만 견갑골이 한쪽만 심하게 들리거나, 팔을 들 때 통증·저림이 함께 있다면 운동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신경 문제로 생기는 경우도 있으니 그때는 진료를 먼저 받으세요.
핵심 요약
- 날개뼈가 들리는 증상의 주인공은 등보다 갈비뼈 옆의 전거근인 경우가 많습니다.
- 전거근은 견갑골을 갈비뼈에 붙이고, 앞으로 밀고, 위로 돌립니다.
- 견갑골을 고정하는 벤치프레스와 뒤로 당기는 로우만으로는 잘 쓰이지 않습니다.
- 푸시업 플러스·랜드마인 프레스·월 슬라이드처럼 견갑골을 앞으로 미는 동작이 핵심입니다.
- 무게보다 위치. 팔꿈치는 편 채로, 움직이는 건 견갑골입니다.